1. 과거를 기억하는가? “짝퉁”이라 불리던 중국차의 시대
2010년대 초반,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차는 조롱과 비웃음의 대상이었다. 당시 중국 자동차 산업을 상징하는 단어는 다름 아닌 ‘짝퉁’이었다. BMW의 X5를 연상시키는 솽환 SCEO, 레인지로버의 이보크와 흡사한 랜드윈드의 X7, 심지어 롤스로이스 팬텀의 외형을 모방한 지리 GE까지, 세계 유수의 브랜드 디자인을 노골적으로 베낀 차량들이 중국 대륙의 도로를 활보했고, 이는 중국 자동차의 뻔뻔함과 함께 저급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서방 언론과 소비자들은 이러한 행태를 ‘창의성 부족’과 ‘모방’의 전형으로 폄하하며, 중국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단순히 디자인만 베낀 것이 아니었다. 당시 중국차는 유럽의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me)과 같은 국제적인 충돌 테스트에서 형편없는 결과를 보여주며 낙제점을 면치 못했고, 탑승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심각한 우려를 낳았다. 안전성과 품질 또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조악한 내장재는 금세 낡고 부서졌으며, 엔진과 변속기를 포함한 파워트레인의 성능은 기대 이하였고, 쉽게 고장이 발생하는 등 믿을 수 없는 내구성은 중국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구매를 망설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소비자들은 중국차를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 외에는 구매할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으며, 결국 구매 목록에서 아예 제외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이는 어쩌면 당시 중국 자동차 산업의 현실을 냉정하게 반영하는 당연한 결과였다.
당시의 이러한 중국차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변방, 무시와 조롱의 대상 그 자체였다. 그 누구도 그들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주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서구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중국 시장을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소비 시장으로만 인식했을 뿐, 경쟁 상대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는 끊임없이 돌고, 조용히,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중국 자동차 산업은 거대한 전환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2. 전환점: 시진핑의 ‘자동차 굴기’와 전기차 혁명
중국 자동차 산업의 극적인 변화는 2015년 이후 본격화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에서 명확한 궤적을 그리기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의 ‘자동차 굴기(汽车强国)’, 즉 자동차 산업을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야심찬 국가 전략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라고 판단한 전기차 산업 육성에 국가의 명운을 걸다시피 하며 막대한 자원과 정책적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를 합쳐 수십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보조금이 전기차 구매 소비자들에게 지급되어 초기 시장 수요를 폭발적으로 창출했으며, 동시에 전기차 제조업체들에게는 연구 개발 및 생산 확대를 위한 강력한 재정적 인센티브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금융 지원,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등 다각적인 지원책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수많은 젊은 기업가들이 전기차 산업에 뛰어드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이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으며, BYD, NIO, XPeng, Li Auto와 같은 혁신적인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연이어 성공적으로 탄생하는 견고한 기반이 되었다.

중국 정부는 단순히 금전적인 보조금 지원에만 그치지 않았다. 당시 중국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 즉 내연기관 기술 분야에서 서구 선진국과의 넘을 수 없는 격차를 냉철하게 인식하고, 기존의 추격 전략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판단하에 **“내연기관은 건너뛰고 곧장 미래로(弯道超车)”**라는 대담하고 과감한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차세대 모빌리티 핵심 기술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 투자하여,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과의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고 오히려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전략적 선택은 짝퉁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혁신 주자로 발돋움하려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적인 급성장을 이끄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흔들림 없는 강력한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은 중국 자동차 기업들 스스로 **연구 개발(R&D)**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세계 각국의 글로벌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전기차, 배터리, 소프트웨어 등 혁신적인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내재화하고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근본적인 동력을 제공했다. 과거 값싼 노동력과 모방에 의존했던 짝퉁 이미지는 점차 희미해지고, 이제 중국차는 미래 지향적인 기술 혁신과 첨단 기술의 상징으로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3. 인수와 투자: 기술력은 사오는 것이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막대한 정부 지원이라는 든든한 배경 아래, 숙원이었던 핵심 기술력 확보를 위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공격적이고 실용적인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그들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바로 해외 선진 자동차 및 부품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전략적 투자였다. “자신에게 부족한 기술력은 외부에서 사오면 된다“라는 과감하고 현실적인 접근 방식은 중국차가 오랜 기간 극복하지 못했던 기술적인 한계를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뛰어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전략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바로 **지리자동차(Geely Auto)**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중국 내에서도 중소 규모의 자동차 제조업체에 불과했던 지리자동차는 2010년, 안전과 혁신의 대명사였던 스웨덴의 **볼보(Volvo)**를 미국의 포드로부터 인수하며 전 세계 자동차 업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 세기의 M&A를 통해 지리자동차는 볼보가 오랜 역사 동안 축적해 온 세계 최고 수준의 선진적인 안전 기술, 독창적인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철학, 그리고 엄격한 품질 관리 노하우를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흡수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지리는 영국을 대표하는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Lotus),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Polestar) 등 유럽의 유서 깊은 자동차 브랜드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기술적 역량을 더욱 확장했다. 이러한 과감한 인수는 단순히 지리자동차의 기술적 역량을 눈에 띄게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또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 중 하나인 BYD(比亚迪)는 또 다른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BYD는 단순히 외부 기술에 의존하여 전기차를 조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 모터, 전력 제어 시스템은 물론이고 차량용 반도체까지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하고 생산하는 수직 통합적인 공급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은 외부 공급망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하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BYD의 독자적인 블레이드 배터리(Blade Battery) 기술은 기존 배터리 대비 높은 에너지 밀도와 뛰어난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과감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 유수의 자동차 및 부품 기업과의 전략적 합작 투자와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에 대한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서구 선진 기업들이 수십 년에 걸쳐 축적해 온 핵심 기술과 경험, 그리고 노하우를 놀라운 속도로 내재화했다. 이는 과거처럼 단순히 디자인이나 부품을 베끼는 수준을 넘어, 흡수한 기술을 자신들의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하고 더욱 발전시켜 독자적인 혁신 기술을 창출하는 발판이 되었다. 이러한 적극적인 기술 확보 전략은 중국차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단기간에 급속도로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었다.
4. 도약: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다
기술 내재화를 넘어, 이제 중국차는 차량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과거의 ‘짝퉁’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획기적인 혁신을 선보이고 있다. 더 이상 서구 디자인을 모방하는 데 급급하지 않고, 중국 전통 문화와 현대적인 트렌드를 결합한 독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언어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위해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의 유명 자동차 브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여 차량의 미적 완성도를 크게 높였고, 이는 곧 과거 저가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미래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차량 소프트웨어 역량 또한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 출신의 뛰어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여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운전자 보조 시스템, 그리고 차량 제어 시스템 등 전반적인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고도화하고, OTA(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통해 차량의 성능과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사용자에게 최첨단 기술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 중국산 전기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강력한 성능의 움직이는 고성능 스마트 컴퓨팅 기기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과 배터리 교환(Battery Swap) 기술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차세대 모빌리티 핵심 기술에 대한 과감하고 집중적인 투자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니오(NIO)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운전자가 단 몇 분 만에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된 새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기차 사용 경험의 편리성을 극대화했다. 이는 배터리 충전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전기차의 근본적인 단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개발을 바탕으로 NIO, ZEEKR, XPeng, Li Auto 등 다수의 고급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들 브랜드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 최첨단 스마트 기술, 그리고 우수한 주행 성능을 바탕으로 기존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하며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새롭고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 저렴한 가격과 모방 디자인으로 승부하던 중국차의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고, 이제는 진정한 품질과 혁신적인 기술력, 그리고 미래를 선도하는 비전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뛰어난 자동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차량과 인프라, 서비스를 융합한 포괄적인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며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5. 성과: 세계가 놀란 반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지난 10여 년간의 눈부신 노력은 이제 전 세계가 놀랄 만한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2023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중국은 마침내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역사적인 전환을 이루며, 오랜 기간 동안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일본을 드디어 추월하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는 단순한 연간 수출량 변화라는 수치적인 의미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힘의 균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특히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들의 텃밭이었던 독일을 비롯하여 러시아, 광활한 남미 대륙,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은 무서운 속도로 급상승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변방으로 여겨지며 외면받던 중국차는 이제 이들 지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핵심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은 기본이고, 뛰어난 기술력과 혁신적인 디자인, 그리고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차들은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빠르게 사로잡고 있으며, 구매 선호도 또한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충격적인 변화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유럽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독일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가 판매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놀라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러시아 시장에서는 서방 브랜드들이 철수한 빈자리를 중국 브랜드들이 발 빠르게 메우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 시장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핵심적인 글로벌 진출 거점이 되어, 공격적인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제 한국, 독일, 일본, 미국 등 기존의 자동차 산업 강국들의 브랜드들은 더 이상 중국차를 과거의 ‘저가 짝퉁’으로 치부하며 무시할 수 없는, 오히려 자신들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는 심각한 경쟁 위협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보유한 압도적인 배터리 기술력과 생산 능력,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즉각적으로 반영한 신제품 출시 속도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강자들에게 상당한 부담감과 위기감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차는 더 이상 과거처럼 ‘추격자’의 입장에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미래 자동차 시장의 ‘선도자’의 위치를 넘볼 정도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6. 메이저 브랜드와 중국 자동차 회사의 복잡한 관계: 협력과 경쟁의 양면성
급성장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역동성과 중국 자체 브랜드들의 눈부신 발전은 오랫동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주도해 온 기존 메이저 자동차 브랜드들에게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도전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글로벌 브랜드들이 거대한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중국 현지 자동차 제조 기업과의 합작사(Joint Venture)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 산업의 기술력을 육성하고 보호하기 위해 외국 기업의 합작사 지분율을 원칙적으로 50% 이하로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적 환경 하에서 폭스바겐(SAIC-VW, FAW-VW), 제너럴 모터스(SAIC-GM), 메르세데스-벤츠(Beijing Benz) 등 수많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중국 현지 기업과 손을 잡고 합작사를 설립하여 중국 내수 시장에서 막대한 판매량과 수익을 올리며 오랫동안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누려왔다. 이 합작사들은 서구의 선진 기술과 중국 현지 기업의 생산 능력 및 시장 네트워크를 결합하여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과거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핵심 기술력을 빠르게 내재화하고, 자체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과거에는 굳건했던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현지 기업 간의 파트너십은 때로는 불편한 동거이자 치열한 경쟁 관계로 점차 그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로의 급격한 전환은 이러한 복잡한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고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일부 선두적인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은 여전히 거대한 중국 시장 내에서의 안정적인 생산 및 판매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의 합작 관계를 전략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의 기술 혁신 속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중국 현지 기업과의 새로운 형태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독일의 자동차 그룹 폭스바겐(Volkswagen)은 중국의 유망한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에 전략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샤오펑의 선도적인 전기차 플랫폼 기술과 스마트 운전 보조 시스템 분야에서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며 중국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 요구에 최적화된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 및 출시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강자인 폭스바겐이 중국 신생 기업의 혁신적인 전기차 기술 및 소프트웨어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이러한 협력을 통해 자체적인 전기차 전환 전략의 약점을 보완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메르세데스-벤츠 또한 중국 시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단행하며, 중국 현지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연구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현지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외신에서 벤츠가 차세대 내연기관 엔진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지리자동차의 엔진을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루머를 보도하기도 했으나, 벤츠 측은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하면서도 배터리, 전기 모터 등 전동화 관련 부품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핵심적인 기술 주도권은 유지하되,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위해 비핵심적인 영역에서는 부분적인 협력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전략적인 의사 표명으로 풀이된다.
| 순위 | 국가 | 수출액 (USD) | 전년 대비 증감율 |
|---|---|---|---|
| 1 | 독일 | $1745억 | -2.0% |
| 2 | 일본 | $1068억 | -3.7% |
| 3 | 중국 | $902억 | +16.2% |
| 4 | 대한민국 | $683억 | +0.1% |
| 5 | 멕시코 | $677억 | +18.1% |
| 6 | 미국 | $592억 | -6.1% |
| 7 | 벨기에 | $415억 | -3.7% |
| 8 | 스페인 | $389억 | -4.3% |
| 9 | 영국 | $358억 | -2.9% |
| 10 | 체코 | $344억 | +7.5% |
반면에, 일부 다른 메이저 브랜드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와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 심화로 인해 기존의 합작 사업 구조를 재검토하고, 심지어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사인 제너럴 모터스(GM)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과 가격 경쟁 심화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면서 일부 공장 폐쇄와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는 중국 현지 브랜드들의 급격한 부상과 전기차 시장의 예측 불가능한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과거의 성공 방식과 안일한 전략만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이다.
뿐만 아니라, 서구 선진국들은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고 중국 전기차의 급격한 시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고율 관세 부과와 같은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점차 강화하는 추세이다. 미국 정부는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적으로 인상했으며, 유럽연합(EU) 또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고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의 현지 생산 시설 확대 및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 전략을 통해 이러한 관세 장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공급망 재편과 각 국가 및 지역별 시장 경쟁 구도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기존 메이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 간의 관계는 더 이상 단순한 수직적인 협력 관계가 아닌, 미래 자동차 시장의 기술 주도권을 둘러싼 복잡하고 다층적인 전략적 협력과 치열한 경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역동적인 양상으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그야말로 과거의 질서가 해체되고 새로운 판이 짜여지는 대격변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7. 결론: “짝퉁”이라는 말은 과거일 뿐, 한국차의 대응 전략은?
이제 더 이상 “중국차는 짝퉁”이라는 낡은 프레임은 현실과 동떨어진 시대착오적인 발언일 뿐이다. 아니, 오히려 중국 자동차 산업의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간과하는 무지를 드러내는 표현이 되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차는 정부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 그리고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통해 스스로를 완전히 변화시키고, 마침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핵심적인 경쟁자로 당당하게 우뚝 섰다.
그들은 과거 내연기관 시대에서 서구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냉철하게 인정하고, 오히려 전기차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절호의 기회로 삼아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기술에 모든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공격적인 해외 기업 M&A와 기술 제휴를 통해 선진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전 세계에서 최고의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여 과거 약점으로 지적받던 디자인 경쟁력과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불과 10여 년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이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성과를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에 충격과 함께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 강국인 한국은 이러한 중국차의 눈부신 성장과 위협적인 부상에 대해 과연 어떤 전략으로 현명하게 대응해야 할까? 단순히 과거의 낡은 시각으로 저가 공세나 디자인 모방에 대한 비판에만 머무르기보다는, 그들이 어떻게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정부와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지 그들의 성공 전략과 실행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깊이 있게 통찰하여 우리만의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뛰어난 기술력과 독창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트렌드인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 그리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 혁신에 더욱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단순히 고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하여 판매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차량과 클라우드, 모빌리티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사용자에게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며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종합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사용자 경험(UX)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결국 중국 자동차 산업의 거대한 성장은 우리에게 분명한 위협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더욱 혁신하고 발전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한국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굳건한 입지를 다지고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